나는 컴퓨터를 대하는 자세가 독특하다. 성능이 우선이 아니라 부가적인 것들이 우선이다.
예를 들어 본체도 성능보다는 디자인이고, 쿨링보다는 무소음이다.
모니터도 좋아야 하고 키보드 마우스도 조용하고 튼튼해야 한다. 비록 본체의 성능을 희생하더라도…
마찬가지로 스피커도 싸구려 스피커를 쓰지 못하는데, 이전에 쓰던 Creative SBS A60은 이러한 가치관이 정립되기도 전에 운 좋게 저렴한 가격으로 귀를 호강시켜주던 물건이었다. 하지만 동생에게 빼앗기고 블루투스 동글을 이용 해서 블루투스 스피커로 연명하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https://asia.creative.com/p/archived-products/sbs-a60#all
1~2만 원 수준의 저가 스피커는 블루투스 스피커와 그다지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아서 스피커를 알아보던 중에 역시 한번 성공했던 크리에이티브 쪽으로 눈길이 갔다. 돈이 별로 없는 학생이기에 저가 라인만 구경하다가 Creative PEBBLE v2로 정했다.
https://asia.creative.com/p/speakers/creative-pebble-v2
구매 시기가 코로나가 시작되던 그 시기였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기다려서 구매했다. 다나와에서 오랜 기간을 지루하지 않게 해 준 제이웍스 마케팅기획팀 담당자님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렇게 목빠지게 기다리던 제품을 담당자님의 배려로 5,000원 할인까지 더해서 34,900원에 구입하게 되었다.



구성품은 스피커 본체, Type-C to Type-A 어댑터, 기타 종이들이다.
밖으로도 뽁뽁이가 있고 안으로도 뽁뽁이가 있어서 포장상태는 매우 만족했다.

구매 시에 알아두면 좋은 게 이게 크기가 생각보다 크다. 다른 스피커에 비해서는 그렇게 큰 게 아닌데 뭔가 제품 구매 시에 작을 것 같다는 인식이 박혀서 막상 받아보니 생각보다 큰 크기에 놀랐다. 정말 딱 맞는 공간이어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디자인은 정말 고급스럽다. 사용한 지 수개월이 된 지금에 와서는 전면에 먼지가 앉기 쉬운 구조라는 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어쩌다 한번 청소하면 되는 수준이니 문제는 없다.
이제 내가 가장 고민했던 전력 공급 문제를 이야기해보겠다.
사실 이 스피커는 일반적인 데스크탑 스피커가 아니라 포터블 스피커 라인에 속한다. 전력을 전용 전원장치에서 받지 않고 컴퓨터나 충전기를 통해서 공급받게 되는데 이게 조금 애매했다.
일단 이 스피커는 8W ~ 16W의 출력을 가진다.
A가 기본 출력 8W (Green)
H가 최대 출력 16W (Blue)
포터블 스피커임에도 불구하고 16W의 출력을 가진다는 것이 이 스피커의 장점이라고 하였는데, 솔직히 이쪽은 잘 몰라서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하고 구매해버렸다.
그리고 몇 가지 테스트를 해봤다.
1. 메인보드 후면 A, H
메인보드 후면은 된다면 가장 이상적인 구조였다. 충전기를 따로 꽂아놓지 않아서 선이 따로 새어나가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많이 구형이라서 저속 충전기보다 출력이 낮지 않을까 싶었다.
2. 고속 충전기 A, H
고속 충전기는 집에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테스트 용도였다.
3. 저속 충전기 A, H
저속 충전기는 집에 널렸지만 출력 부족이 걱정되었다.
이렇게 진행을 해 보았다.
결과는 무섭게도 차이가 없었다. (아래부터는 개인적인 의견)
소리의 크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바와는 달리 소리는 집에서 사용하기에 충분한 정도가 나왔고(최대로 올리면 너무 시끄러웠다.) A나 H로 바꾼다고 크기 자체의 큰 변화는 없었다.
다만 H로 놓으면 소리가 약간 커지면서 풍성해지는 느낌이었다. 머리로 이해가 안 되는 게 출력이 16W면 입력도 최소한 16W 이상은 되어야 제대로 된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 같았는데 입력보다 높은 출력..? 이게 가능한 건가 싶었다. 하지만 직접 들어봐도 약간 커지고 풍성해지는 느낌 이상의 극적인 변화는 없었기에 매우 의아했다.
그렇게 메인보드에 연결해서 쓰다가 그래픽카드를 전기먹는 하마를 들이면서 10W도 아까워지는 상태가 되고 저속충전기에 연결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예상해보건데 볼륨을 최대로 높이고 시끄러운 음악을 틀면 뭔가 차이가 있을 것 같기는 하다. 테스트를 해 보고는 싶지만 노래를 틀고 볼륨을 중간 이상으로 올리면 정말 많이 시끄러워져서 내가 감당이 안된다… 원래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긴 하지만 이 정도 출력이면 집에서 쓰는 용도로는 차고 넘치는 것 같다.
포터블의 이동성을 살려서 야외에서 사용하거나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노트북으로 듣기평가를 들려준다거나 하는 용도로 사용한다면 청음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지금 내가 생각하기로는 위의 이유 정도면 무난하게 커버가 가능할 것 같다.
기본적인 소리도 저가의 지저분한 소리가 없고 출력의 문제도 뭔가 이상하게 해결이 되어서 지금은 매우 잘 쓰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공간감이 정말 좋다. 그게 뭔가 싶었는데 처음 들어보니 느낌이 딱 왔다.
‘공간감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저가 스피커를 구매하려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하면서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10만원대 이상으로 가면 확실히 좋아지지만, 그 밑으로는 이 조약돌이 최강인 것 같다.
이 글은 티스토리에서 옮겨졌습니다.
2021-02-20